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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사라졌다?

 일단 흠부터 좀 잡자면.

 첫째, 필자가 20대에 부여한 속성이 너무 극단적이다. 의식 없고 예의 없고 소명감 없고 사회정치 환경에 대한 관심도 없으며 할 줄 아는 건 영어밖에 없고 오로지 성공의 가치에 모든 걸 헌신하는 듯 보이는 '요즘 것들'이라니, 이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어떠한 경우라 하더라도 문체나 스타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부분은 많은 분들이 'GQ라는 잡지의 특성'상 나타나는 발화의 방식으로 생각하시는 듯. 이 일종의 '강박'에 대해서 아마 차후에 별도로 논할 기회가 있으리라...)

  둘째, 20대 관련 경제서들을 예로 들며 돈독이라도 오른 세대마냥 묘사한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경제 관념상 시간은 자본에 부가적으로 가치를 부여하며, 그 가치는 시간의 양에 비례한다. 이율과 물가상승률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이상 미래금액(원리합계금액)은 이자 계산 횟수가 하나 바뀔 때마다 현저한 차이를 보이게 되는데, 이로 인해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편이 낫다'는 상식이 때아닌 재테크 붐과 함께 보편화되어가는 와중에 스스로 수익을 창출하며 '자산'이라는 걸 가지게 되는 첫 세대가 대개 20대라는 사실과 결부되어 위와 같은 서적들이 등장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경제적으로 증분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속성을 고려한 자연스러운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의 현상이 전적으로 '대다수 20대가 돈에 미쳐서' 나타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게다가 그것이 꼭 20대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셋째, 첫 문단과 마지막 문단에 뜬금없이 나타나곤 하는 '모두가 20대를 증오한다', '20대 스스로도 그들을 증오한다'는 단정에 대한 근거가 적절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글의 어느 곳을 살펴봐도 20대가 이렇게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서만 주야장천 늘어놓고 있는데, 그게 20대를 증오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라서 저렇게 써놓은 건지(설마 이건 아니겠지, 무슨 어둠의 자식들도 아니고), 아니면 그러한 시스템 하에 힘없이 내몰린 20대가 증오스럽다는 건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그리고 어느 쪽이건, 너무 과장되어있기는 마찬가지다. 

 넷째, '그들 세대가 처해있는 환경의 특수성'을 논하고 현 상황의 암담함을 묘사하는 와중에, 그 원인을 단순히 세대 간의 무한경쟁으로 규정한 것을 인용한 데 그친 건 문제가 있다. 글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그토록 개탄할만한 시스템에 기인한 현상이 순전히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는 40대 50대가 쉽게 자리를 내어줄 리 없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거라면, 그건 정책이나 제도적 차원의 실패 등 다른 요인들을 간과한 처사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모자란다면,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니라 조절을 이루어내지 못한 생산 주체의 책임도 있을텐데, 정작 이 글의 '환경'이라는 곳에서 나머지 윗세대들은 그저 승자독식체제에 앞서 먼저 자리를 차지한 이들로만 묘사되고 있다. 이에 반해 20대는 철저히 '자학하는 피해자'로 구분지어지고 있는데, 아무리 글의 초점이 그 피해자라 해도 사건의 인과관계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뭔가 결여된 점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