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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95.

<2019-06-30 23:49 원본 작성>

* 순전히 상반기가 가기 전 올초 동마 얘기를 남기기 위한 토막, 여섯번째 풀코스. 작년 출장 이후로 한참을 뛰지 못했더니 평속이 분당 거의 1분이 떨어지고, 하프를 뛰어보니 아니나다를까 기록이 난리가 남. 1년만에 뛰는 풀도 예외는 아니어서, 32km에서 무너지고는 저조한 성적으로 마감. 재미있는 사실을 하나 깨달았는데, 전에 없던 복근 바깥쪽 통증이 계속 나타나는 게 아무래도 코어 운동이 필요한 모양이다. 한창 잘 뛰어다닐 때에는 상반신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서 하반신만 의식했기에 전혀 모르고 있던 부분. 방법은 훈련뿐.

* 에스콰이어 신기주 편집장이 의외로 일찍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는 남성지 특유의 허세와 강박에 기댄 비약이 난무하는 칼럼들 사이에서 그나마 가장 내 취향에 들어맞는 글을 쓰는 에디터였다. 비록 마지막 편집장의 글은 조금 오그라드는 대목이 있었지만(하필 그 시기에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이 아이언맨하는 바람에...), 흥미로운 지면으로 어딘가에서 다시 찾아볼 수 있기를 바라며.

* 출근 때마다 사무실 맞은편 건물에 박성현 선수를 모델로 한 광고가 대짝만하게 붙어있는 걸 본다. 이전 스폰서 로고가 박힌 복식의 사진이 워낙 눈에 띌만한 곳에 크게 걸려있어서 소속사에서 태클이 들어올만도 한데, 아직까지 살아남아서 웃고 있는 모습.

* 나는 스스로를 활자 중독이라 지칭하는 이들을 믿지 않는다. 그런 발화가 이루어지는 억지스러운 맥락을 몇번 겪어본 바에 의하면, 그들 중 대다수는 지적 허영에 푹 절어있다. 자신이 읽어본 책들이 세상 지식의 전부인양 편협하게 굴면서 자신이 그런 부류임을 인지하지 못한다. 결정적으로, 그들은 실제로 그다지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 불운과 실책이 덕지덕지 붙어 길을 막기를 그치지 않고. 나는 정말이지 이 생을 간신히 살아내는 데 급급한 거였군, 원하는 무엇이건 익숙하게 이루어내려면 몇번의 삶을 더 지나보내야할 것만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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