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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글라스 케네디 - 빅 픽처 빅 픽처 저자 : 더글라스 케네디(Douglas Kennedy) / 조동섭역 출판 : 밝은세상 2010.06.10상세보기 * 스스로도 뚜렷한 이유는 잘 모르겠으나, 베스트 셀러 서가에 놓여있는 책에는 선뜻 손이 가지 않는 편이다. 대개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실용서나 처세 관련 서적 위주인 경우가 대부분인 까닭에 그렇기도 하지만, 단지 트렌드나 그 때 그 때의 이슈라는 이유만으로 이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책들을 고르게 된다는 느낌을 스스로가 가지게 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라고나 할까. 물론 베스트셀러 읽으시는 다른 분들이 전부 세태를 따라잡을 요량으로 책을 고른다는 뜻은 절대 아님, 그냥 나 자신에게 그런 기분이 드는 것일뿐이라. 그런 와중 올 하반기에 이런저런 일들로 다소 정신이 없었..
이성복 - 그 여름의 끝 그 여름의 끝 국내도서 저자 : 이성복 출판 : 문학과지성사 1990.06.01상세보기 신입생 꼬꼬마 시절에 도서관에서 멋모르고 이것저것 뒤적거리던 중 우연히 발견한 이 두 줄짜리 시는, 내 안에서 전반적인 언어에 대한 기존의 인식이며 그것을 둘러싸고 축적되어온 선입관, 그 모든 것들을 한순간에, 또 한꺼번에 너무나도 손쉽게 허물어뜨려버렸다. 짜임새랄 것도 없는 이 짤막한 토막 속에 어쩌면 이다지도, 일견 그저 무심하게 펼쳐지는 듯한 정경의 이미지를 내용과 달리 거의 전율이 일 정도로 강렬하게 심어놓을 수가 있었는지. 그 때까지만 해도 적어도 시에 있어서만큼은 수능이나 모의고사 언어영역 밖의 세상을 보지 못했던 나로서는, 머릿속을 서늘하게 밝힌 이 개안과도 같은 경험이 무척이나 가슴 벅찬 일이었다. 이렇..
박주영 - 백수생활백서 백수생활백서 - 2006년 제30회 오늘의작가상 수상작 국내도서 저자 : 박주영 출판 : 민음사 2006.06.26상세보기 * 2006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책 앞의 흔적을 보니 군시절에 샀던 책. * 주인공은 연 평균 500권 정도의 책을 읽는, 책을 읽을 시간을 뺏기고 싶지 않아 번듯한 직장을 가지기를 포기한 (이걸로 책 제목이 얼추 설명이 될 듯) 하드코어 독서가. 적지 않은 수의 사건에 대한 감상이 자신이 읽었던 책의 구절과 결부지어 전개된다. (여지껏 활자 중독인 부류를 그다지 많이 겪어온 편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의 주관이나 성향을 생각해봤을 때 충분히 저런 식으로 사고하는 것이 가능할 법도 하겠다 싶다) 그런데 '책을 읽기 위해 이런 삶을 유지하는 것에 대해 나는 당연하게 생각하고 후회하지..
인셉션. * 영화 이해에 좀 더 도움이 될만한 프리퀄 코믹스. 코브 일당이 사이토에게 접근하기 전까지의 스토리임. 이건 인셉션 한국 공식 블로그에 올라온 번역판. 다운로드 링크로 제공되어있다. http://blog.naver.com/inception_kr/10090605302 이건 웹상에 최초로 공개했던 원본. 같은 작품이지만 영문판이며 페이지 뜨면 거기서 바로 볼 수 있다. http://movies.yahoo.com/feature/inception-comic.html * 내 인생 최초로 극장에서 돈 주고 두 번 본 영화. 거의 열아흐레인가 스무날 간격을 두고 본 거라 그다지 지루하지 않게 다시 몰입할 수 있었다. * 도피에 대한 단상 - 어떤 날들은, 차라리 '잠시나마 의식을 잃고 현실로부터 잠적하는' 일에 잠..
심성락 -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2009) 1. My Mother Mermaid (영화 인어공주 中) 2. La Dolce Vita (드라마 달콤한 인생 中) 3. Elegy For Us 4. Libertango (Feat. Richard Galliano) 5. One Fine Spring Day (영화 봄날은 간다 中) 6. 자전거 (영화 효자동 이발사 中) 7. 꽃밭에서 (Feat. Richard Galliano) 8. Love Affair Theme (영화 Love Affair 中) 9. 매화가 흐드러진 날 10. 바람이 운다 11. 나는 순수한가 12. 재회 * 아코디언이라는 악기에 대해서 평소에 어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가. 대부분의 청자들은 일단 현대적이고 도회적인 것들과는 거리가 먼, 자신이 직접 보지 못한 어느 과거에서 그 이미지를..
어쩌면, 때늦은 어떤 결여의 발견. 엊그제던가, 도서관에서 프로젝트에 골몰하고 있는데, 근처 자리에 있던 한 여학우가 됐어, 나 됐어! 하면서 너무도 뛸 듯이 기뻐하는 걸 봤다. 얼핏 보기로는 인터넷을 통해 뭔가의 결과(아마도 공모전이나 인턴 정도가 아닐까)를 확인하고서 그랬던 것 같은데, 옆에 있던 친구도 맞장구쳐주며 덩달아 기뻐해주는 와중에, 당사자는 기쁨에 벅차 주체하지 못할 것만 같은 기분을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너무도 생경했다, 그 광경이. 나는 사람이 어떤 일의 성취를 이루고는 저토록 기뻐하는 광경을 나 자신의 경우를 포함해 여지껏 단 한 번도 실제로 목격한 적이 없었던 것만 같은 - 실상 이성적으로 생각해보자면 저게 나이 스물 일곱에 처음 보는 광경이라는 건 인간으로서의 감정이 나면서부터 거세당하지 않은 이상은 논하기 어..
2010 제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아침의 문 - 2010년 제34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국내도서 저자 : 박민규 출판 : 문학사상사 2010.01.20상세보기 * 매년 서점 가판대 앞에 서서 꼭 한 번은 뒤적여보게 되는 황금색 표지의 책. 좌측 상단의 이상은 웃는 낯도 아니건만 볼 때마다 왠지 모르게 닮지도 않은 얼굴무늬 수막새가 떠오른다. 몰라, 저 자리에 뭔가 막연히 누군가의 얼굴이 있어야 할 양이면, 그런 이미지가 실린 책이 어디엔가 적어도 한 권은 있을 거라고 무의식 중에 생각했던 까닭일까? * 그렇게 익숙한 표지의 책인데, 나는 올해 이전까지 단 한 번도 이 책을 내 돈 주고 사본 적이 없었다. 매년 수상작들은 서점 안을 떠나지 못하고 배달 안되는 식당 음식마냥 손에 들려 밖으로 나가게 되는 일 없이 그 자리에서만 읽혔다. 군에 ..
잡담 #43. - 닮은 사람 * 사람 얼굴이라는 게, 아무리 제각각으로 생겼어도 개성이나 특징 이전에 분위기 등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대강의 분류같은 것이 있어서(더군다나 그런 걸 평소에 딱 부러지게 정해놓고 낯을 마주하는 것도 아니니), 시간상 앞서 접한 표본의 이미지를 훗날 떠올리게 되는 일이 종종 생기곤 한다. 어제 새로 만난 누구는 이름도 잘 떠오르지 않는 중학교 동창을 닮았다거나, 뭐 그런 거. 출생순이나 여타 기준은 개입할 여지도 없이 그냥 개인의 입장에서는 인지도가 남다른 유명인사가 아닌 이상 먼저 알게 된 사람이 기준이 된다는 것에 - 실상 다른 사람이 보면 내가 A를 보고 B를 닮았다 하는 것이 반대로 B가 A를 닮았다고 할 수도 있는 일인데 - 처음에는 조금 억울한 느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내가 누군가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