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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by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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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73. * 빅뱅이론 S09E19에서 쉘든은 여지껏 자기가 쓴 물건들을 별도의 창고에 전부 모아둔 것을 에이미에게 공개한다. (심지어는 사용했던 칫솔들까지 다 모아놨다) 극 중에서는 시트콤의 특성상 다소 희화화된 설정이지만 나라도 그런 창고가 있다면 다 쓴 칫솔까지는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보관해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묘한 공감을. 한 번 물건을 사들이면 못쓸 지경이 되기 전까지는 쉽게 버리지 못하는 편이라 수납 공간 확보에 항상 애를 먹는다. 그렇다고 「심플하게 산다」, 「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 같은 종류의 책들을 굳이 찾아읽어볼 생각까지는 들지 않더라. 뭔 미니멀리즘씩이나, 그냥 되는대로 삽니다. 근래에 그나마 성취라고 할만한 게 있다면, 취업 시즌에 단지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샀던 비니루비니루한 재..
잡담 #72. * 근래에 정황상 블로그에 쓸 뻔했던 글이 하나 있고 그와는 상관없이 쓸까 말까 고민했던 글이 하나 있는데, 결과적으로는 둘 다 쓰지 않았다. 그 점에 대해서 나름 안도하는 중이다. * [화지] 상아탑 가사 중 '내 형용사는 쩌는, 좆 되는, 기가 막힌' 부분을 들을 때마다 내 형용사가 있다면 무엇일지 생각하곤 한다. 아직 하나도 못찾았다, 모르겠다. * Axt 4호에 실렸던, 실로 재앙에 가까웠던 듀나 인터뷰에 대한 피드백을 보려고 Axt 5호를 뒤늦게 사들였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5호에 실린 Axt 측의 입장 피력은 적어도 장강명 작가가 쓴 '악스트를 위한 변명'에 준하는 수준의 성의는 보였어야 했다. 백다흠 편집장은 outro에서 5호의 인터뷰이였던 파스칼 키냐르 作 「세상의 모든 아침」에서의 ..
잡담 #71. * line.co.kr 도메인 등록 보유 관련 판결까지의 내용 정리. [뉴스 상에 기술된 사실관계] - 2010.04.04 원 소유자(이하 A)가 차선 도색 관련 사업 목적으로 line.co.kr 도메인 등록 - 2011.06.23 라인코퍼레이션(당시 NHN 재팬)에서 '라인'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시작 - 2014.04 라인코퍼레이션은 라인 관련 국내 상표권 취득 - 2014.12 A 측에서 line.co.kr을 다음카카오 홈페이지로 연결되도록 설정 → 네이버는 A 측에 도메인 네임 양수 요청 → A는 그 대가로 10만불 요구 - 2015.01 네이버는 인터넷주소분쟁조정위원회에 A를 상대로 도메인이름 말소하는 내용의 조정 신청 → 조정위는 A의 도메인 말소 결정 → A의 말소 불복 소송 결과 네이버 승..
잡담 #69. * 지금 내 옆에는 친구가 두고 간 안경이 놓여있다. 지난 몇년간 시력 교정 수술 여부를 고민해가며 안과를 수차례 다녀오더니, 수술 후 통원 치료까지 마치고 내 방을 나서는 길에 여지껏 자신의 눈이나 다름없었던 안경을 그야말로 '깜빡하고' 두고 갔다. 뒤늦게 전화가 걸려오더니 보관하고 있으라고. 잘 보이니 그리 좋던가 싶어서 덩달아 흐뭇한 기분. 정작 나에게는 아직 확신이 없다... * 상반기의 어느 날 점심식사를 하러 나가는 길에, 내 앞을 지나 대각선 맞은편 건물로 앰뷸런스 하나가 향하는 걸 봤다. 주변 사람들이 설마하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수군거리는 와중에, 거짓말같이 방호복을 입은 사람 서넛이 내려서는 들것을 들고 건물 안으로 향했다. 발에 덧대어 칭칭 동여맨 방역화. 내딛는 걸음걸음이 묘하게 ..
더 랍스터. * 현실의 국가들은 대체로 결혼을 장려하는 편이다. 이는 미혼/비혼 인구의 증가가 출산율 저하 및 고령화 사회 촉진을 야기하여 노동 공급 감소와 내수 경기 침체로 이어지기 때문인데, 우리나라도 이에 대한 극복을 위해 최근 국가 차원에서의 단체 맞선 프로그램을 추진하겠다는 어마무시한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나저나 대통령도 독신인데...?) 이러한 소극적인 형태의 개입과는 달리 극 중에서의 시스템은 뚜렷한 이유도 밝히지 않고 아예 결혼을 강제한다. 기혼자들은 도회지에서의 삶이 보장되는 한편, 짝이 없는 이들은 어느 호텔에 수용되어 45일 내에 배우자를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게 된다. 이 체제에 반기를 들고 싱글로서 게릴라 투쟁을 하는 솔로부대 집단이 존재하며, 호텔 투숙객들은 이들을 사냥하는 것으로 ..
배명훈 - 맛집 폭격 맛집 폭격 국내도서 저자 : 배명훈 출판 : 북하우스 2014.12.05상세보기 모스크바의 미국 대사관에서 공작하던 CIA는 이른바 '모스크바 수칙'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그중에는 이런 말이 있다. '한 번은 우연, 두 번은 우연의 일치, 세 번은 공작이다.' 김영하,「빛의 제국」 * 남자는 자신이 즐겨찾던 식당의 메뉴를 설명한다. 그 설명 뒤에는 항상 같은 의구심이 뒤따라온다: 왜 하필 자신이 갔던 이 가게가 폭격을 당했을까? 전시 상황에서의 무차별 폭격이 일상이 되어버린 서울을 배경으로, 직무상 사고 현장을 조사해야하는 주인공은 자신이 맛집이라 여기던 곳들이 폭격에 희생되는 일을 연달아 경험하게 된다. 대민 피해 스케일의, 그것도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벌어지는 재난 속에서 발견되는 패턴이 하필 개인..
잡담 #67. * 예전에는 회사 메일 주소 적을 자리에 습관적으로 개인 메일 주소를 적고는 뒤늦게 고치곤 했는데, 요즘은 개인 메일 주소 적을 자리에 이따금 나도 모르게 회사 메일 주소를 쓴다. 엘리베이터에서 아무 생각없이 자주 가는 층의 버튼에 손이 가는 것처럼. * 새벽에 방에서 올해의 첫 모기 발견. * 퇴근길에 팬택 건물을 지나갈 때 'I ♥ 팬택'이라고 창문에 꽉 들어차도록 커다랗게 적힌, 필시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놓았을 부착물을 본다. 예전엔 늦게 퇴근할 무렵에도 항상 대낮처럼 거의 모든 사무실 조명이 밝혀져있어서 업무량이 과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렇게 적어놓은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깜깜하기만. * 컬러링만으로도 어떤 노래가 싫어질 수 있다는 걸 근래에서야 깨달았다. 취향에 맞지 않는 노래를 ..
잡담 #65. * 지난 주에 대한 기록. 4/27(월): 익일 01:00 업무 종료 4/28(화): 익일 02:00 작업 종료 4/29(수): 익일 01:00 업무 종료 4/30(목): 익일 06:20 업무 종료 (21:30분부터 4시간 대기 후 취침, 04:50부터 지원 시작) * 천안함 순직 장병들이나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마냥 순수하게 바라볼 수 없게 하는 이 상황이 싫다. 정치 세력을 위시한 이익 집단들의 물타기, 각자의 프레임에 맞춰 목숨의 경중을 가리는 이 작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사심없이 고인을 기리는 이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류와 결부시키며 죽음에 값을 매기고는, 그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세태. 문제는 우리가 평소에 겪어온 범주를 벗어난 그 무엇이 아니다. 당신들에게는 '예의'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