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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by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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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 - 공항에서 일주일을: 히드로 다이어리 공항에서 일주일을 국내도서 저자 : 알랭 드 보통(Alain de Botton) / 정영목역 출판 : 청미래 2009.12.28상세보기 * 개인적으로 공항에 대한 기억이 떠올려낼 수 있을 정도로 선명한 부분은 2007년 제대 직후이다. 그 이전에 비행기를 탔던 일이라고는 죄다 유년기에 - 혹은 유년이라는 단어를 쓰기 멋적을 정도로 어린 나이에 - 있었던 일인데다, 누군가의 여행을 배웅하거나 마중나가는 일 같은 것도 없었으니까. 하기사 그 이후로도 몇 번 나가보지는 않았으니 무엇을 이야기한들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보기에는 그저 뭇 이용객들이 토로하는 것과 비슷한 성질의 감흥에 지나지 않으리라. 이를테면, 아마도 세상에서 제일 눈 빠지도록 지루해보이는 공항 검색대 근무에 대한 단상이라거나(금속 탐지기..
인 타임. *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화폐처럼 통용되며, 파산은 생물학적 기능의 정지로 이어진다: 만일 이 소재를 가지고서 자본의 속성을 보다 심층적으로 다뤘더라면 흥행에는 실패했을지 몰라도 엄청난 마스터피스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중반부 지날 즈음부터 했던 것 같다. 토끼를 여럿 쫓다가 한 마리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놓쳐버린 느낌이 들었던 건 왜일까. (포스터에 적혀있잖아, 무려 'SF 액션 스릴러') 현실의 문제를 시사하려는 듯 보였던 시도는 대책이 전무한 와중에 이루어진 시스템의 전복에서 그만 주저앉아버린다. 주동 인물들의 행보는 동기와 지향점이 모두 뚜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느 순간부터 맹목성을 띠기 시작하고, 동시에 뭔가를 고발하려던 목소리는 설득력을 잃는다. 흥행성 면에서 추격전의 플롯이 남..
어떤 그림에 대한 소회. 미술관 관람 중 어떤 작품과 맞닥뜨린다. 이전에 본 적이 없는 류의, 구성은 명료하나 추상적인, 한참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그림이다. 한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두 갈래길 중 어느 쪽 그림부터 감상해야 할지 별 것 아닌 고민을 하다가, 어려운 발걸음을 옮기고는 마치 원래 가려던 방향이었던 양 자연스러운 기색을 잃지 않으려고 했다. 첫눈에 와닿지 않는 작가의 의중을 알지 못한 채로 포기하지 않고 똑바로 직시하려 노력해본다. 배경지식이 전무할 경우에는, 일반적인 감각에 의존하는 수밖에 없다. 비록 대상이 가진 본연의 의미와 내가 이해한 것이 들어맞지 않다 하더라도, 그것에도 그것 나름대로의 질서와 의미를 부여하면 될 일이...라고 애써 생각해보지만 아직도 낯선 느낌이 가시질 않는다...
게임 셧다운제는 또 뭐냐. 온라인 게임을 단순히 유해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으로 치부하고는, 그런 오류를 근간으로 허투루 만들어진 법이 버젓이 통과가 되고있는 현실이라니, 정말 기가 막힌 일이다. 여성가족부는 그 명칭에 내건 부류를 온전히 대변하고 있는 집단이긴 한 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 법안은 어쩌다 엇나간 방식의 청소년 보호이거나, 그렇지 않다면 '대단히 특수하고 편협한 일부'로부터 주창된 노골적인 청소년 인권 침해이다. 중독성이라는 역기능이나 그것이 사회 문제로서 대두되고 있는 사실을 떠나서, 자신들이 향유할 수 있는 컨텐츠가 합법적으로 이용 가능한 상태인 이상 이 과정에서 개별 유저들의 접속 여부는 전적으로 자신들의 자유 의지에 달린 것 아닌가. 이를 법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옳은 방향의 해결 방식이 아니다. ..
잡담 #52. * 4월말까지 또다시 단절. 그 동안 내한공연하는 팀들 내년에 다시 온다고 각서 하나씩 쓰고 가라. (코린 베일리 래 놓친 것만 생각하면 진짜...) * 뒤늦게 쓰는 나는 가수다 감상평. - 우선 때늦은 오디션 포맷의 난립 상황에 대해 언급하기에 앞서 일밤이라는 프로그램의 오랜 부진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 동안 언제 마지막으로 존재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일밤 히트 코너의 명맥을 이어나가고자 무던히도 노력해왔던 MBC. 한창 대세였던 소시 투입도 실패, 한때 아바타 소개팅이 흥하면서 일밤에 부활의 불길을 지피는가 싶었던 뜨형도 결국 폐지. 그 외 셀 수 없이 많은 프로그램들이 지난 몇 년간 무슨 영문인지 모를 시청률 경쟁에서의 패배로 힘없이 스러져갔다. 그.런.데 그 와중에 타개책으로 뽑아든..
만추. * 초반부터 밑도 끝도 없이 뭔가 급박한 상황에 놓인 여자. 자세한 전후사정은 설명되지 않은 채 여자는 감옥에서 7년을 보내고,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72시간의 외출(이걸 귀휴라고 하던가 뭐더라...)을 허락받는다. 나온 김에 지나치다 눈길을 끈 쇼윈도, 어딘가 망설이는 듯 조바심을 내며 모처럼 사입고 치장하고는 거리로 나섰다. 몰라보게 달라진 분위기를 두른 그녀를 관객들이 미처 다시 볼 새도 없이, 교정 시설의 확인전화 벨소리에 이내 다급하게 예전 옷가지를 뒤져 전화를 받고는, 자신의 처지를 너무 일찍 재인식해버리고 만다. 그렇게 옷이며 귀걸이도 이내 화장실에 버려두고 나왔다. 갈 곳과 돌아올 곳, 전자와 후자 어느 쪽이 집이고 어느 쪽이 감옥인지 모호하게 느껴질 정도로 집에서의 환대는 어쩐..
제목을 입력해주세요 #6. 재작년에 머리 기를 적에 '어차피 잘 보일 사람도 없는데' 너저분해보여도 상관없지 않은가, 그런 비슷한 말들로 단정하지 못한 스스로의 외양에 대해 나름대로의 당위성같은 걸 부여하곤 했었는데(아이러니컬하게도 여지껏 살아오면서 그 때만큼 옷차림에 신경을 써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이제는 이게 하나의 습성으로 자리잡아버렸다고나 할까. 작년에는 정말 면접 때와 중요한 자리, 스스로 내켜서 하는 외출이 아니고서는 거의 낭인에 가까운 행색을 하고서 살았다(물론 머리는 다시 길렀다). 수염을 기르는 것도 아니면서 면도도 자주 안했고, 집에서 잠옷으로나 걸칠만한 옷가지들, 그것도 같은 걸로만 일주일동안 입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같은 수업이나 프로젝트 때 나와 마주치는 사람들 눈초리가 그다지 곱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잡담 #50. * 새해 첫 포스팅. 이것도 벌써 50번째. 요즘은 시간이 부쩍 빨리 간다. * 2차 도메인 3년 연장했다, 이것도 지난 달 얘기. 지금 돌아가는 추세를 보면 이게 그 때까지 과연 멀쩡하게 유지가 되려나 싶기도 한데, 이렇게라도 동기를 부여해보려고. 소소한 부분들 수정 마무리하고 백업 한 번 하려고 꽤 오래 전부터 구상해왔었는데 요즘 정신줄 놓고 지내다 보니 짬이 나질 않아요. * 지난 취업 시즌부터 느낀 건데, 내가 평소에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내게 이런 버릇이 있었구나 생각했던 것들이 말로 할 때도 고스란히 드러나더라. 타인과의 관계를 해할 정도의 오해를 산다 해도 절대 변명같은 건 하지 않는 인간형임을 스스로 자처해왔는데, 오히려 이런 성향이 일상의 대화에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걸 최대한 방지하려는..